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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닭고기 회사의 유통 도전, 현직 도매업자가 보는 진짜 현실

by 경제 줌마 2026. 6. 22.

안녕하세요. 경제와 우리 삶의 이야기를 현장의 눈으로 쉽게 풀어내는 블로그입니다.

 

최근 유통 업계와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군 초대형 뉴스가 하나 있었죠. 바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주인이 바뀐다는 소식입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중에서도 알짜배기로 꼽히는 이곳을 인수한 새 주인, 놀랍게도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국내 1위 닭고기 기업 ‘하림 그룹’입니다.

 

치킨이나 삼계탕용 닭고기를 만들던 회사가 왜 갑자기 동네 슈퍼마켓을 통째로 샀을까요? 언론 기사에서는 ‘수직 계열화의 완성’, ‘한국판 카길의 탄생’이라며 화려한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발로 뛰며 식자재 유통과 도매업을 해온 제 눈에는 이 화려한 뉴스 뒤에 숨은 거대한 리스크와 현실적인 장벽들이 먼저 보입니다.

 

오늘은 매일경제 신문의 기록을 바탕으로 하림의 거침없는 행보를 짚어보고, 현직 유통업자의 시선에서 하림의 이번 베팅이 과연 ‘신의 한 수’가 될지, 아니면 ‘독이 든 성배’가 될지 날카롭게 해부해 보겠습니다.

 

1. 병아리 10마리에서 재계 29위로, 하림의 ‘저점 매수’ 본능

하림 그룹의 역사는 참 독특하고 대단합니다. 창업주 김홍국 회장이 11살 때 외할머니가 사 준 병아리 10마리를 키워 판 돈이 이 거대 그룹의 밑천이었습니다. 1986년 정식 설립 이후 축산과 사료 부문을 싹쓸이하며 1위 기반을 다졌죠.

그런데 하림의 진짜 주특기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남들이 힘들 때 헐값에 사서 덩치를 키우는 저점 매수’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2015년 국내 최대 벌크 선사인 ‘팬오션’ 인수였습니다. 당시 재계에서는 "닭고기 회사가 배는 왜 사냐", "뜬금없다"며 수군거렸습니다. 하지만 하림의 논리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했습니다. 매년 수입하는 막대한 양의 해외 곡물 물류비를 외국 선사에 주느니, 직접 해운사를 차려 곡물 운송부터 유통까지 다 해 먹겠다는 구상이었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팬오션은 현재 하림 그룹을 떠받치는 최고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가 되었으니까요.

 

이번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역시 이 ‘저점 매수 본능’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한때 몸값 1조 원까지 거론되던 회사를 단돈 1,126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낚아챘습니다. 유통업계가 불황이고 홈플러스가 위기에 처한 ‘최저점’ 타이밍을 정확히 노린 셈입니다.

 

2. 현직 유통·도매업자가 본 신선식품 ‘1시간 배송’의 냉혹한 현실

하림이 이번 인수를 통해 노리는 최종 그림은 명확합니다. 서울 양재동에 지을 대형 물류 허브를 중심으로, 전국 290여 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을 ‘도심형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하림이 직접 키우고 가공한 닭고기와 밀키트를 중간 유통 마진 없이 소비자의 식탁에 바로 꽂아 넣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이죠.

 

하지만 제가 현장에서 유통과 물류를 직접 겪어본 바로는, 이게 서류 위에서 계산기 두드리는 것처럼 만만한 일이 절대 아닙니다.

 

첫째, 신선식품 물류는 ‘돈 먹는 하마’입니다.

쿠팡이나 컬리가 새벽 배송을 넘어 이제는 1시간 내 ‘즉시 배송’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의 76%가 이미 퀵커머스 거점으로 굴러가고 있으니 하림이 유리해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신선식품 유통의 핵심은 ‘신선도 유지 비용’입니다. 냉장·냉동 탑차가 쉴 새 없이 돌고, 매장마다 재고를 칼같이 관리하며 신선도가 떨어진 제품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건비와 관리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마진율이 박한 신선식품을 가지고 그 비싼 퀵커머스 운영비를 감당하면서 이익을 낸다? 현장에서는 매일이 피 말리는 전쟁입니다. 유통 단계를 줄였다고 해서 마진이 저절로 남는 게 아닙니다. 줄어든 마진만큼 고스란히 물류 관리 비용으로 쏟아부어야 하는 게 이 바닥의 법칙입니다.

 

둘째, 대기업 유통 장벽은 생각보다 훨씬 더 높습니다.

사실 하림의 오프라인 유통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6년에 ‘700 마켓(이후 NS마트)’이라는 슈퍼마켓 사업에 호기롭게 뛰어들었다가 이마트, 롯데, 홈플러스 같은 기존 유통 공룡들의 벽에 막혀 불과 2년 만에 이마트에 사업을 매각하고 철수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하림이 아무리 닭고기 시장의 절대강자라 해도, 소비자들이 매장에 갈 때는 오직 닭고기만 사러 가지 않습니다. 수만 가지 생필품과 다양한 먹거리가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어야 주부들의 발길이 움직입니다. 이미 쿠팡과 대형 마트에 락인(Lock-in)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하림이 과연 바꿀 수 있을까요? 유통 채널을 싸게 샀다고 해서 소비자의 마음까지 싸게 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3. 쏟아지는 적자와 늘어나는 빚, 흔들리는 본업

더 큰 문제는 하림 그룹 내부의 기둥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하림이 야심 차게 밀고 있는 신사업들은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합니다.

 

최고급 식재료를 앞세워 라면과 즉석밥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프리미엄 브랜드 ‘더미식’은 수년째 수백억 원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대기업 라면보다 2~3배 비싼 돈을 주고 하림 라면을 사 먹어야 할 이유를 설득하지 못한 것입니다. 닭고기는 1등 일지 몰라도, 대중의 마음을 훔쳐야 하는 ‘브랜드 싸움’에서는 연전연패 중입니다.

 

여기에 양재동 물류단지 개발 같은 대형 프로젝트에 돈을 쏟아붓느라 그룹 전체의 빚(차입금)은 몇 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한 해에 나가는 이자만 해도 수백억 원에 달합니다.

 

지금 이 거대한 신사업 적자 구멍을 누가 메우고 있을까요? 바로 배를 부려 돈을 버는 ‘팬오션’의 배당금입니다. 결국 본업과 해운에서 악착같이 번 돈을 밑 빠진 독 같은 신사업과 마트 인수에 쏟아붓고 있는 형국입니다.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듯 올해 초 19,000원을 넘나들던 하림지주의 주가는 최근 11,000원대까지 뚝 떨어졌습니다. 주주들과 시장이 하림의 무리한 문어발식 확장에 경고등을 켜고 있는 것입니다.

 

4. 우리 세대 소비자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 중장년층, 그리고 주부들이 동네 슈퍼마켓이나 익스프레스 매장에 갈 때 기대하는 것은 화려한 대기업의 첨단 물류 시스템이 아닙니다. "내 아이와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을 정말 신선하고, 믿을 수 있고,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는가" 하는 아주 본질적이고 상식적인 요구입니다.

 

하림이 13년 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단순히 "우리 닭고기와 밀키트를 팔 유통망을 확보했다"는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에서 당장 벗어나야 합니다. 대기업의 덩치 키우기 게임에 몰두하느라 정작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놓친다면, 이번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는 신의 한 수가 아니라 그룹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습니다.

사료에서 시작해 축산, 해운을 거쳐 이제는 우리 집 냉장고 문 앞까지 오겠다는 하림. 과연 이번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유통 현장을 지키는 사람의 한 명으로서, 또 현명한 소비자의 한 명으로서 하림의 이번 베팅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볼 생각입니다.

 

여러분은 닭고기 회사 하림의 이번 대형 마트 인수 도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생생한 의견을 댓글로 들려주세요!

 

 

참고 및 출처: 매일경제 신문 경제/기업 분석 기사 (2026년 하림 그룹 M&A 관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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